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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꼰대의 조언

3. 출퇴근 시간

광녀니 2019. 4. 2. 10:29

그룹 입문교육이 끝나고, 각 관계사의 입문교육도 마치면 드디어 본격적인 회사생활이 시작된다. 각 배치된 부문으로 이동하고, 거기서 본부, 거기서 팀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 운이 좋으면 같은 팀에 신입사원이 2명이 가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요즘같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그런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여기서 운이 좋으면 이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동기가 같은 팀에 있다고 해서 반드시 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경쟁관계에 있게 되고, 평가 시즌이 되면 상반된 평가 결과를 받아 들 수도 있다. 운이 좋다는 이야기는 내가 같이 배치된 동기보다 능력이 조금, 아주 조금이라도 뛰어나다는 걸 전제로 하는 말이다. (그렇다고 죽일 듯이 나쁘게 지낼 필요는 없다. 같이 혼나고 같이 성장하는 동반자가 될 수도 있으니...)

 

어쨌든 신입사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출퇴근 시간

 

과연 출근을 빨리해서 퇴근을 일찍 하는 것이 미덕인 것인지 묻고는 한다. 하지만 요즘같이 주 52시간을 시행하고 있는 지금. 근무시간이 길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쩌라는 것인가? 신입사원이지만 칼출근, 칼퇴근하라는 것인가?

 

내가 말해주고 싶은 것은 30분 일찍 출근하고, 퇴근시간이 되면 1시간을 넘기지 말고 퇴근하는 것이다. 과연 이게 가능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선 출근시간부터 살펴보자.

 

30분 일찍 출근하기

왜 30분 일찍 출근하라고 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아니면 자리 청소라도 미리 해 놓으려고? 내가 후배들에게 했던 이야기는 공부다. 입사하기 전까지 죽어라 공부했는데, 다시 공부라니. 내가 공부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업무에 대한 공부다. 

 

각 부서에 배치되면 OJT(On the Job Training)라는 이름으로 교육을 하는 경우가 많다. 직무를 수행하면서 배운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당연히 신입사원 단독으로 업무를 시키지는 않고, 선배들과 함께 일을 하거나 선배가 하는 업무를 따라 하는 것이다. 업무가 루틴 하고 체계적으로 구성된 부서에서는 교재가 별도로 있는 경우도 있고,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서 매뉴얼을 만들어 교육하는 경우도 있다. 

 

아침에 다른 사람들보다 딱 30분만 일찍 출근해서 선배들이 만든 문서나 교육자료들을 한 번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사람들이 출근하기 전 조용한 시간. 혼자만의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은 큰 이득이 될 것이다. 간혹 신입사원 중에 업무시간 중에 혹은 업무시간 이후에 보면 안 되냐?라고 묻는 경우가 있다. 가령 업무시간이 6시까지이고, 이후에 본다면 팀장이나 선배들이 뭐라고 할 것 같은가. 일 없으면 빨리 집에 가라고 하는 반응이 제일 많을 것이다. 괜히 눈치 보면서 퇴근 못 하고 있구나라는 인상을 주기 쉽기 때문에 오히려 오전에 효율적으로 공부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만 알아두자. 아침에 출근해서 공부하라고 했더니 영어공부나 자기 계발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 영어가 직무에 필수라면 모르겠지만, 그런 공부는 하지 마라. 오히려 업무를 익히다 보면 추가로 필요한 공부들이 뭔지 보이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때 가서 외부강의든 학원 공부를 하는 것이 맞다. 신입사원의 업무관련성 없는 자기 계발은 쓸데없는 허영만 쌓이게 하고, 속 빈 강정이 되는 지름길이다.

 

퇴근시간은 되도록 지키기

퇴근시간을 과연 제대로 지킬 수 있는 신입사원이 얼마나 있을까? 거의 없을 것 같다. 나도 그랬고, 내가 신입사원일 때는 팀장이 퇴근하면 퇴근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었고, 일이 있어서 먼저 가는 경우에는 인사를 받지도 않는 팀장도 있었다. 물론 요즘 같으면 이런 사람은 꼰대 소리를 한참 듣고도 남을 사람이다. (사실 지금도 그런 팀장이 없지는 않다.) 

 

어쨌든 그래도 주 52시간 제도가 실시되면서 조금은 나아졌다. 신입사원들을 위한 퇴근 요령을 알려주면, 우선 본인이 해야 할 업무를 다 했고, 퇴근시간이 다 되었다면 선배나 팀장님께 여쭤봐라. 혹시 제가 뭐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라고. 그럼 십중팔구 없다고, 퇴근시간 다 되었으니 들어가라고 할 것이다. 나도 후배들에게 그랬고, 내가 모셨던 좋은 팀장님들도 대부분 그랬다. 물론 팀에 업무가 쏟아져 간혹 바쁜 경우에는 같이 도와 야근하는 것이 팀워크를 위해서도 당연하다는 생각은 한다.

 

회사나 조직은 신입사원에게 뭔가 대단한 성과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업무를 빠르게 습득하고, 꼼꼼히 처리하되 눈치껏 행동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PS. 내가 신입사원 시절, 그리고 새로운 부서에 전입 간 초기에는 출근시간이 상당히 빨랐다. 물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공부를 하기 위해서 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팀장님이 내게 물어본 적이 있다. 왜 이렇게 일찍 출근하냐고. 그래서 나는 당시에 이렇게 대답했었다. 제가 아직은 할 줄 아는 게 일찍 출근하는 것 밖에 없어서요라고. (신입사원이 아닌 새로운 부서에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리 2년 차, 대리 4년 차, 과장 2년 차, 과장 3년 차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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